사는 이야기 11/08/08

    안녕하세요. 륜입니다. 저번에 미국 대통령선거에 관해서 짧게 올린 이후로는 간만이로군요. 사실 그런건 포스트라고 치기 좀 뭐하니, 진짜 포스팅을 한 날짜로 따지면 상당기간 방치해뒀습니다.

    물론 덧글에 답글들은 꾸준히 달아놓았지만, 정작 포스트할 시간은 많이 부족했어요. 갑자기 에세이 두개가 밀려들고, 숙제에, 시험까지, 정말 시간이 요상하게 안나는 스케줄이 떠서 포스트할 시간까지는 차마 나오지가 않았기때문에 그동안 포스트를 못한거죠. 덕분에 방문자수가 줄었습니다. ㄳ 역시 게으름 피우면 방문자 수가 쑥 내려가는군요. 

    시라큐스에는 주말이면 비가 오는게 일상입니다. 8월말 이곳에 도착한 이후로, 거의 매주 비가 왔습니다. 우산을 안가지고 온 저로썬 그저 후드를 뒤집어 쓰고 여기저기 종종거리며 나돌아 다닙니다. 주말마다 폭삭 젖어주는 후드에게 심심한 애도를 보낼 필요는 없고, 전 제 오른발에 심심한 애도를 보낼까 합니다. 가지고 있는 신발이 두개가 있는데 하난 검은색의 나이키 워킹 슈즈고 다른 하나는 베이지색 컨버스입니다. 하지만 컨버스는 내성 발톱이 있는 엄지발가락을 눌러대서, 걸을때마다 아픈통에 여기 와서 신은적이 거의 없습니다. 결론은 나이키 슈즈 하나로 지금까지 신어왔다는건데, 한 삼년째 신고있다보니까 신발의 본체와 밑바닥 사이가 벌여져서 그곳으로 빗물이 들어옵니다. 결론은 오른발 앞쪽은 흠뻑 젖어버리고 말지요. 그래서 비오는 날은 신던 양말로 버팁니다. 젖으면 벗어서 다른걸 계속 신어가는거죠. 혹자는 이걸 보고서 그 지랄하지말고 신발과 우산을 하나씩 사라고 추천하겠지만, 환율을 보고 있으면 그런 욕구가 쑥 들어갑니다. 저라고 신발 여러개 사서 옷에 맞춰 신고 다니고 싶은 욕구가 없는건 아니지만, 하늘높게 치솟은 환율을 보고 있으면 그런 욕구는 쑥 들어가고, 잘 버텨주고 있는 검은색 신발에 그저 고마운 생각만 듭니다. 한 일년만 더 버텨다오(....)

    최근에는 제이슨 므라즈의 노래에 푹 빠져있습니다. 거의 매일같이 제이슨 므라즈를 틀어두고 다른일을 하거나 그냥 하염없이 듣고만 있습니다. 어두운 새벽에도 좋고, 이런 비오는날에도 좋고, 기분이 나쁠때도, 슬플때도, 혹은 시험을 망쳐버린 분노가 자라날때도 제이슨 므라즈는 제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래서, 사고는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못사는 앨범 리스트에는 제이슨 므라즈의 앨범 두개가 추가되었습니다. 지금 위에 올려둔 Love for a Child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중 하나입니다. 가사자체도 외로우면서도 어디선가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런 노래는 참 흔치가 않아요. 새벽 세시쯤 밀린 숙제와 싸우다가 이 노래를 듣고있으면 왠지 아련해집니다.  굳이 말하자면, 누군가가 절 불러주는 느낌이 들어요. 완전히 새로운 도시와 새로운 커뮤니티내에서 산다는건 참 힘든일이라서요. 다른 노래를 꼽자면, Butterfly도 좋아해요.

    자주 우울한 생각이 드는건, 이곳의 날씨도 한몫 단단히 해주고 있을겁니다. 자주 어둑어둑해지거든요. 구름도 자주 끼고, 비도 자주내리고, 날씨도 어느정도 변덕이 심합니다. 눈이 온 다음날은 인디안 섬머 (Indian Summer) 라고 밖에 생각이 되지 않는 더위라서, 평소처럼 긴팔차림으로 나갔다가 강의실에 도착해서는 어느정도 땀에 젖어버렸으니까 말이죠. 그런 날씨를 겪다보면 괜히 우울해집니다. 단기적이나 장기적인 미래도 우울하고, 주변에 실컷 떠들 사람이 없다는것도 우울하고, 덕후인데 여자친구는 있었으면 좋겠고, 그런 생각하다가 거울보면 또 더 우울해지고(....) 여기서 그만하겠습니다. 비참해지려고하는군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10년뒤에, 다른이들은 한국의 고등학교 동창회를 갈때, 저는 이곳의 고등학교에서 날아온 초청장을 읽고있겠지요.  그래서 그곳에 찾아갔을때 얼마나 많은 이들이 변한채로, 나를 보고 손을 흔들어주면서 내 이름을 불러줄지가 궁금해졌습니다. 그때는 다들 머리가 한층 더 굵어졌을테니, 장난기는 줄었겠고, 심지어 누구는 결혼도 했겠지만, 나는 어떤 모습으로 그 입구를 들어가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날 알아보고 환대해 줄것인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가끔은 미국에 오는걸 거부하고, 한국에 안주했으면 내가 지금 어느공간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것인지가 궁금해집니다. 인서울은 들어갔을까요?

    발렌시아는 최근에 폼이 조금 나빠졌습니다. 라싱전에서 2-4라는 대패를 하면서 (이로써 발렌시아는 최근 6경기에서 라싱을 한번도 꺾지못했습니다. 레알과 데포르티보의 관계수준이 되가는것 같습니다.) 사기가 꺾였고, UEFA컵의 조별경기에서는 무려 홈에서 코펜하겐을 꺾지못했습니다. 북유럽쪽의 덩치가 있는 수비를 우리 땅꼬마 공격진이 상대했다면 몰라도, 이번에는 우리가 모리엔테스를 내보냈거든요(....) 아 씨 지기치 쓰라고요. 에메리 감독의 고집은 좀 짜증이 날 지경인데, 그 두개는 비아나는 쓰는 주제에 지기치와 티모를 전혀 쓸 생각이 없다는것. 특히 헤난의 그 불안한 모습을 매 경기에 봐야하는 팬으로써는 지난 시즌의 티모가 그리울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빌어먹을 Sport Interative사는 FM09에서 발렌시아 선수들중 파블로 헤르난데즈와 후안 마누엘 마타를 제외한 전 선수의 능력치를 깎아버렸습니다. 심지어 비야랑 실바두요! 야 이 개놈들아. 지난 시즌문제는 쿠만을 깎아야지 왜 우릴 깎냐, 보로 감독대행 들어서자마자 승점쌓아서 잔류했는데 이럴수는 없다니까요.  여튼, 9.01과 9.02에서 다시 제자리로 돌려주길 바랍니다.  사실 FM08은 접었어요. 질려서. 그래서 09를 고대했는데 저런식의 능력치를 보니 욕만 나오더라능(...) 물론 한국의 모든 해외파는 능력치가 낮아졌습니다 ㄳ 믿을건 윤석영의 프리킥 20 능력치일뿐, 이제 09에서는 윤석영을 공들여 키우면 카를로스의 재림을 볼지도 모릅니다. ㅎㅎ

    제 룸메는 코만 안 골면 괜찮은데, 이놈이 이젠 잠꼬대도 합니다. 그리고 꿈에서 여친이라도 만나는지, 뭔가 불쾌한 대사들이 들려서(....) 새벽에 밀린놈들 처리하다보면 가끔 짜증남.

    이번 주말에, 맥케인의 패배 시인 연설과, 오바마의 당선 수락 연설 전문을 번역해서 올릴까 합니다. 전문을 구했거든요.  연설들이 좋은녀석이라 듣고있다가 이건 번역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딱 들어서 이럽니다. 사서고생이라는거죠.

    한국에서 출국직전에 사라진 리차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에 대한 궁금증을 결국 참지 못하고, 도서관에서 만들어진 신을 빌려왔습니다. 일단 영어는 생각보다는 덜 어려운데, 정작 읽을 시간이 좀 부족합니다?

    비는 아직도 오고있군요, 브런치시간까지는 한시간 반이나 남아있고, 배는 고파옵니다(....) 다음 포스팅까지 안녕히.

by 은혈의륜 | 2008/11/08 23:40 | 잡담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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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쿠레나이 at 2008/11/09 01:49
글이 너무 빽빽해서 읽다보면 혼란(?) 여튼 환율이 정말....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11/11 10:02
사는이야기 시리즈는 다 이렇게 올리는데(....) 환율좀 누가 잡아줬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로리링 at 2008/11/09 02:33
잘 지내렴. 그럼 신발을 사서보내는 것도 무리일까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11/11 10:02
설사 사서 보낸다고 해도 내가 부담이 가(....)
Commented by 로리링 at 2008/11/09 18:04
츕츕츕- 응응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11/11 10:03
늅늅!
Commented at 2008/11/09 18:3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11/11 10:03
힘내자구요 :D 노래 좋죠?
Commented by phice at 2008/11/10 23:07
저런. 다음달 월급 받으면 아울렛 싸구려 신발이라도 사드릴까요 ;;;;

옷이야 대충 입어도 되지만, 신발은 걷는자세나 무릎 등허리등에도 알게모르게 영향을 미치니까 잘 챙겨시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의미에서 겨울맞이 쇼핑나가세요 ;;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11/11 10:03
환율이 떨어지면(....) 아니면 2학기떄 일해서 달러를 벌려구요. 그리고 부담가서 선물 잘 안받아요...
Commented by 로리링 at 2008/11/12 04:14
받으려면 돈이 드는거야?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11/12 05:00
돈이 드는게 아니고 내마음에 부담이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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