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절주절 - 10/21/2008

    시라큐스는 본격적으로 겨울이 된 기분이다. 북방의 도시답게 가을은 있는듯 없는듯 무심하게 주변에 머물러 있다가 가버리고 겨울이 벌써 한걸음 앞으로 크게 나온 느낌이다. 한순간 스치는 바람마저 입고있는 얇은 바람막이의 틈을 무참히 파고들어서 추위를 전달해주니, 이건 10월에 경험하는 겨울인가 싶었다. 

    결국 외교학 시험은 처참하게 말아먹었다. 어느정도냐면 말아먹다가 우유가 부족해서 두컵쯤 더 부어서 마저 싹삭 긁어먹은 느낌이 들정도로 처참하게 패배했다. 에세이는 괴발세발의 글씨로 엉성하게 써내려갔고, 문제는 다 대답하지도 못했다. 한숨나올정도로 성의 없는 리뷰에 대해서 푸념을 길게 늘어놓을수도 있지만 그냥 내탓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련다. 쓴맛 제대로 봤다. 그에 비해서 천문학은 양호하다. 그럭저럭 버팅기면서 잘 해나가고 있다. 랩이 한두개 밀린것 같기는 한데, 밤을 샌 보람이 없다. 사실 밤새도 그렇게 피곤해지는 타입은 아니라서 별 문제는 없기는 하지만. 

    수강신청의 기간이 다가왔는데, 이걸 또 맘 편히 받아들일수가 없네. 일단 내가 어떻게 될지 영 몰라서. 이번 겨울에는 붕어빵과 군고구마를 손에 들고 흡족하게 길거리를 걸어가게 될지 또 누가 알겠는가. 그게 아니면 그냥 크리스마스에 커플들은 보기 싫고 그렇다고 딱히 갈만한곳도 없어서 기숙사에 처박혀서 폐인직이나 하게 될지도. 

    덕후클럽 안갔다. 화요일 7시에 모여서 3시간동안 6편을 보는데, 비가 와서 그냥 안갔다. 강제도 아니고, 사실 보는 애니도 내가 마음에 들거나 하는게 없어서, 아 글쎄 쿠레나이 끝나면 좀 개념작좀 보자니까 이 샛퀴들은 왜 현시연을 보는거야? 야 이 샛퀴들아 아리아 보자. 나머지 두개는 절망선생하고 플라테네스인데, 이 답이 없는 정말빠 집단은, 절망을 보면서 무려 환호성을 울리신다. 내가 다 쪽팔리네. 여튼, 이 클럽 전체가 답이 없는 절망빠라서, 뭔가 태클도 못걸겠다. 거기에다가 루루슈는 살아있다능! 이라고 외치는 흑인 덕후샛퀴. 아 시팔 루루슈 죽었다고 설득해주기도 귀찮다. 그렇다고 내가 25화에 대해서 쓴 초 장문의 포스팅을 번역해서 눈앞에 던져주자니 내 시간 아까워. 고로 그냥 내 할말만 해주고 씹었다. 아 시팔 루루슈는 뒈졌다니까 샛캬.

    페이스북은 여러모로 싸이월드보다 편리한것 같다. 간단하고, 뭐 복잡하게 돌아갈것도 없고, 메일을 통해서 업데이트를 알려주는게 참 좋다. 난 실시간 업데이트를 받으려면 네이트온을 쓰세요! 따위를 주장하는 싸이월드는 영 ㄱ- 예전에는 조금 했는데 그것도 그냥 접었다. 모 친구분 께서는 싸이하시져? 라면서 협박을 하긴 했는데, 굴복하지 않고 안하고 있다. 그녀석의 주제는 연락좀 자주 하시져? 인데, 그렇다고 블로그 가르쳐 줄수도 없고, 그냥 내가 가끔씩 가서 방명록에 글이나 남겨줘야지(....)

    뭔가 무거운 글을 써보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잘 안써진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올린 종이 씹는 남자 다음편도 써야되는데, 그것도 뭔가 머릿속에서 떠다니고 명확하게 나오는게 없다. 그래서 나는 대신 엔하 위키의 아리아 항목을 업데이트 했다(....) 네오 베네치아 7대 불가사의는 다 내가 고쳐둔거다(...) 오늘의 업데이트 항목에서 아리아 관련 항목을 보면 수정자 아이피가 다 같다(...)

    가장 좋아하는 책을 뽑으세요! 라고 하면 장르에 관계없이, 공지영의 나는 빗방울처럼 혼자였다를 뽑는다. 아리아 덕후가 아리아 안 뽑으면 말이 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지만, 공지영이 세간에 어떤 평가를 받던, 이 산문집 만큼은 내게 있어서 가장 슬프고, 아름다우면서, 내가 위로를 받을수 있는 몇 안되는 책이다. 며칠안에 시간내서 다시 읽어야겠다. 읽지 않았다면, 추천해주고 싶다. 실제로 내가 주변에 가장 많이 추천하는 책중 하나로, 나머지는 아리아 시리즈와 디 브라운의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가 되겠다. 그러고 보니 알라딘에서 자기가 추천하는 도서를 블로그에 광고모양처럼 붙일수 있다고 하던데 이게 진짜 광고인지는 모르겠는데 그걸 붙여볼까? 라이프 로그는 아무래도 난잡해서, 내가 추천하는 도서가 뭔지는 사람들이 절대 모르니까. 근데 붙여도 눈에 안띄는 곳에, 이글루스 파인더 아래에 붙여놓을것 같다. 광고던 아니던, 광고로 보이는 형식을 하고 있으니까, 블로그 미관은 해치거든.

    날씨에 민감한 사람들은 시라큐스에 오면 안된다. 날씨로 인한 우울증 걸리기 정말 딱 좋은곳인것 같다. 나도 날씨로 인한 단기 우울증으로 고생좀 했다. 그때 한 생각은 캘리포니아에 가고 싶어- 였다.(....)

    고등학교떄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 보고싶다. 어제 친구인 둔탱이랑 메신저로 이야기하면서 기차값을 알아봤는데, 왕복 300불(...) 더 큰 문제는 기차가 7시 30분에 떠난다. 이거 타라는거야 말라는거야. 여튼 이쪽 건은 좀 더 생각해보고.

    밥먹으러 가는데 맨유경기를 하더라, 티비 앞에 있는 소파에 가서 앉았는데 왼쪽에 나니의 번호인 17번이 보여서 바로 자리를 떳다. 박지성 안나오면 볼 가치 없음. 나오긴 나왔는데, 82분에 교체되서 나왔다고 하더라. 다음경기에 안내보내면 퍼거슨은 또 욕 얻어먹을듯. 그 욕들 때문이라도, 퍼거슨은 예상외로 장수할것 같다. 그와는 다르게, 발렌시아 경기는 빠짐없이 보고 있다. 우리 지금 리그 단독 1위에 비야가 페널티골 없는 순수 8골로 리그 득점 선두. 찬양하라 발렌시아. 찬양하라 운나이 에메리. 리더의 변화가 그룹전체를 어떻게 바꿀수 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방면으로 글 쓰는 사람들은 모두 참고하시라.

    수호 캐릭터는 거의 다봤다. 페이소드 10개만 더 보면 현재 방송분 다 따라잡는다. 아마 내일이나 모레쯤이면 다른 사람과 같이 다음주를 기다리고 있게 될거다. 4일인가 5일만에 53화를 전부 돌파한건 개인적인 신기록. 그 전에는 일주일 걸려서 아리아 1기와 2기를 전부 본게 기록이었다. 참고로 1기와 2기 합쳐서 에피소드가 36개쯤 된다. 여튼 아무만 귀여워하면서 보면 된다. 진짜 이런 여동생이 가지고 싶어요(....) 진짜 잘해줄텐데, 지금도 좀 동생바보(....)라는 소리를 듣기는 하는데 여기서 한 다섯걸음은 더 나아가서 잘해줄 자신이 이뜸. 뭐 내동생이 마음에 안드는건 아니지만 시커먼(진짜로) 남자녀석은 아무래도 매력이 떨어진다. 아니 교체를 원하지 말고, 그냥 여기에서 밥 한그릇 추가 하듯이 안되려나(....) 물론 무리. 입양을 하지 않는이상은 불가능한데, 입양을 하실리가. 우리나라는 입양하기 까다롭고, 입양 하면 돈이 줄줄이 깨져서 영 안내킨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저정도의 레벨의 여동생 캐러가 존재할리가 없지(....)

    여친이 있었으면 좋겠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여친이 있었으면 좋겠네~ 라고 말해보지만 현시창. 엉엉.

    길게도 적었다. 여기서 이만 줄여야지. 그런데 이런류의 글을 적을때가 참 좋다. 편하게 수다떠는 기분이라서. 오프에서 나랑 만나면, 좀 친해지면 내가 참 말이 많아진다는걸 알 수 있다. 내가 생각해도 참 많이 떠든다.

by 은혈의륜 | 2008/10/22 09:16 | 잡담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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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녁 at 2008/10/22 15:13
여친이 있었으면 좋겠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여친이 있었으면 좋겠네~ 라고 말해보지만 현시창. 엉엉(2)
Commented by hunj at 2008/10/22 20:07
안녕하세요. 토렌트 쓰다 정학먹은 고딩입니다 (!?!?!).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링크 추가해도 괜찮을까요?
Commented by 양파 at 2008/10/22 20:35
오오~ 나름대로 정외과라 (...) 저도 외교학 이런 거 시험 자주 쳤었는데, 이상하게 전 셤 잘 쳤다고 생각하는데 점수 안 나오는 과목이었다는.
Commented by 박춘삼이 at 2008/10/22 23:10
레즈님 블로그에서 타고 들어왔습니다~; 에메리감독 만세예요;ㅅ; 엉엉 아 비센테-ㅁ-!!

- JJuN@
Commented by 월광토끼 at 2008/10/23 02:03
흑덕후 OTL
날씨가지고 시라큐즈의 우울함을 얘기하실 거라면.... 한번 시애틀을 방문해보세요^^
Commented by 친한척 at 2008/10/23 02:25
외교학 orzorzorz. 화이팅입니다.
페이스북은 이래저래 업데이트 정보를 모두 모아서 한 화면에 보여준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10/23 09:04
이녁/ 여친이 있었으면 좋겠네에에에에엑!

hunj/ 예 마음대로 :D

양파/ 게다가 범위도 무진장 넓어요(....)

박춘삼이/ 에메리가 참 잘해주고 있는것 같습니다. ㅎ

월광토끼/ 시애틀은 나름 좋아하는 도시라(....) 날씨크리도 좋아하는 도시 버프로 극복할수 있을듯요.

친한척/ 그게 편하죠.
Commented by phice at 2008/10/23 15:22
아 크리스마스... 커허허허허허허허허.. 안간지 일년반 되어가서 한국 가고 싶었는데 뵁기값 후덜덜 하더군요.
기차타고 뉴욕이나 보스턴 나를까 상상몽상만 하고 있답니다.

연말에 아파트에 혼자 있느니 처음 가는 도시에서 사진 미친듯 찍으며 혼자있으려고 ~_~ 크헐헐헐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10/23 20:06
phice/ 크리스마스에 뉴욕가면 더 불행하던데(....) 그리고 보스턴은 은근히 볼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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